나의 이야기

이번 2020-21시즌 너무나 잘한 흥국생명 배구팀 그리고 역시 김연경 선수

스타부동산 2021. 3. 30. 11:18

글을 쓰는 오늘은 2020-21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있는 날입니다.

GS의 전력과 기세가 만만치 않아 사실상 GS의 트리플크라운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GS가 이번 시즌에 대한 대비를 잘했고 선수들의 성장과 용병 활약까지 정말 될 팀이었습니다.

흥국생명에서 유일하게 반전을 바랄 구석이 있다면

챔피언결정전 기간 중 김연경 선수가 했던 인터뷰를 빌려 '브루나가 잘 해주는 것' 정도일겁니다.

하지만 지금 브루나 선수의 여러가지를 종합했을때 뭔가 확 활약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보이지는 않아보여요.

그 외에 다른 큰 변수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네요.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꼬얌 자매의 학폭 등 악행일 것입니다.

꼬얌 자매의 악행은 그 자체로도 무척이나 치가 떨리지만,

더 화나는 것은 그 일이 터진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금 더 일찍 터졌더라면 남은 리그 일정 치르는 동안 나머지 멤버들로 조직력이라도 다시 맞춰봤을 수 있을거고

조금 늦게 터졌더라면 그래도 흥국생명의 자력 리그 우승을 미리 결정지어 GS의 통합우승은 제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정말... 꼬얌 자매는 피해받은 분들께 심적, 물적 배상을 깔끔히 마무리짓고, 팬들에게는 다시 한번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합니다.

 

꼬얌 자매의 연봉을 합하면 대략 10억으로 흥국생명 전체 연봉 22억 정도에서 차지하는 퍼센테이지만 해도 45퍼센트 정도입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한다면 45%의 전력, 거의 절반에 달하는 전력이 시즌 중에 날아갔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요.

물론 김연경 선수의 대승적인 연봉협상으로 인해 이 말이 완전히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거대한 전력손실이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이 상황이 마치 2015년 한국시리즈의 삼성라이온즈를 떠올리게 하네요.

 

이런 악재 속에서도 리그 준우승으로 리그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투혼을 보여주는 흥국생명 선수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 중에서도 김연경 선수의 고군분투에는 흐르지 않을 정도의 눈물이 고입니다.

리그 전체로 보았을 때 이제는 노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선수이지만, 어떤 선수보다도 파이팅이 좋습니다. 악재에 정면으로 맞서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다독이고 소리도 치며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팀을 재정비했습니다.

플레이오프 중에도 손가락 부상을 입었음에도 붕대를 감고 그 촉이 떨어진 손으로 공을 때려 결국 강팀 기업은행을 꺾고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여전히 최고인 기량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자면 전설로 남을 역사를 직접 보는 기분입니다. 촛불혁명 때 쌀쌀한 광화문에서 느꼈던 그 기분 말입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팀이 파죽지세로 잘 나가는 기간에 백업선수들을 활용하면서 컨디션이라던지 감각을 올려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실질적으로 리베로 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남은빈 선수나 현무린 선수는 코트 위에 뛰는 모습을 못봤네요. 물론 이미 도수빈 선수와 박상미 선수만으로도 기용시간을 분배하기 힘들 수도 있었다고는 해도 전체적으로도 백업선수의 고른 기용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주기 힘들 것 같습니다.

 

듣기로는 팀의 무게 중심이 꼬얌 자매에 맞추어져 있었고 훈련 역시 그들에게 초점을 맞추었다고 하네요.

물론 향후 몇년간 칼둥이들 위주로 팀을 굴리려는 전략이 있었을 것이고

김연경 선수의 가세도 어찌 보면 한 시즌 기용하고 마는 용병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니 이해는 갑니다.

그렇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그런 내부 사정을 팬들보다야 더 잘 알텐데도 불만을 품을 정도라면

얼마나 칼둥이만 대책없이 챙긴 것인지요?

특히, 세터 훈련은 거의 꼬얌 선수 위주로 했다던데 박혜진 선수나 박은서 선수는 이번 시즌 출전 얼마나 했나요? 

하긴 꼬얌 자매가 이렇게 후폭풍 세게 올 정도로 나쁜 사람들인 걸 알았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어쨌든 프로선수들을 대해주는 만큼 선수관리도 프로페셔널하게 해주셨더라면 어땠을지요. 

아무튼 김연경 선수가 그 불합리함을 정면으로 맞섰고

결과적으로 악인이 벌을 받았네요. 영화같아요.

 

여러 이슈가 있었고 흥국생명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이 많았지만

그래도 리그 2위이고 챔피언 도전까지도 이뤄냈습니다. 

김연경 선수와 흥국생명 배구팀 즐겁게 배구 볼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